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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니 인사도 바뀐다.

애기는 건강하게 잘 크지?

밝은 웃음과 소망을 담은 질문에 나는 아주 잠시 고민하게 된다.
이때 머리를 떠도는 몇 가지 답변들.


① 예, 건강하게 잘 커요. (지금은 잔병치레를 하지만 곧 좋아질 것이기에)
② 아니요, 황달로 입원도 했었구요, 요로감염으로 또 입원, 모세기관지염으로 지금은 기침을 많이 해요. 그리고 아토피가 있는지 자꾸 가려워 하면서 긁어요. (객관적 사실을 정확히 전한다는 의미로)
③ 잘 모르겠어요. (주관적 감정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의미로)
④ 긴장을 늦추지 않을 정도로 아파요.


 1번 아니면 4번이 답인 것 같다.
사실 4번이 더 마음이 가지만 자꾸 1번으로 답을 하게 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아프지 않는 것!
생후 70일을 둔 전 세계의 모든 부모가 공통적으로 열망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데 우리 소윤이는 황달도 조금 심했고 (황달 수치 18.8까지), 요로감염에, 모세기관지염도 있었다. 지금도 옆에서 가끔은 기침을 한다.
자연스레, 좋은 음악을 틀어준다든지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읽어준다든지 하는 건 먼나라 이야기가 된다.
3군데서 받아둔 50일 무료 사진 촬영권도 오늘 청소하며 발견했다.


아빠는 소윤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많은 시간을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엄마는 병원에서 1년차 수련을 받느라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해 한다.
소윤이 외할머니는, 할머니가 키우면서도 자꾸 아파 사람들이 흉본다고 걱정하신다.


크게 아픈 적은 없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을 정도로 가끔 아프다.
‘건강한’ 긴장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의외로 많다.



아이에 대해 우리의 마음대로, 계획대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더 포기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소아과를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온가족의 신앙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사람들의 말대로, 그리고 의학이 말하는 대로 ‘별거 없는’ 황달에도 눈물을 줄줄 흘리고 나니 보호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소윤이의 잔병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했던 하나님의 메시지에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더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하나님께 소윤이를 드리게 하실 것을 더욱 믿는다.



'아기는 건강하게 잘 크지?'
'예, 긴장을 늦추지 않을 정도로만 가끔 아파요. 기도해 주세요.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소윤이는 하나님꺼니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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