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에 끊임없는 생명력을 주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토종 창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10주년을 맞았다. 1500회를 넘어 2000회에 도전하고, 곧 일본에서도 공연된다고 하니 축하할 만 하다.
덕이와 함께 Java coffee shop에 들렀다가‘뜻하지 않게’이 공연의 초대권을 갖게 되었다. (요요마가 연주하는 엔니 모리꼬네 CD + 커피 + 초대권 = 17,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
우리는 이러한 사연을 가지고 공연을 본다는 것 때문에, 기쁨과 감동의 역치가 많이 낮아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자신의 기분이나 계획에 맞춰 날씨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우리는 날씨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소풍, 운동회, 결혼식, 세차, 빨래 등등 많은 부분에 영향력을 미침에도 말이다.)
또 하나 있다. 모든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수동적 결정. 그것은 가족이다. 우리 중 자신이 태어날 가족을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약간은 우울해지고, 행동이 움추러드는, 그런 비오는 날 3명의 동생을 부모님을 대신하여 키워간 첫째가 생일을 맞았다. 뮤지컬의 배경은 이렇다.
뜻하지 않게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들을 돌보게 된 ‘동욱’ 뜻하지 않는 사고로 손을 다치게 된 막내 ‘동현’ 뜻하지 않은 실수와 사고들로 직장첫날 마지막 퇴근을 하게된 ‘미리’
이 뮤지컬 기간 내내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서로의 감정을 드러내고, 상대가 그 위치에 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정한 후 그들은 서로 상대의 위치가 되어 편안한 장난을 친다.
ending song 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서로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사랑이야. ’
부담없이 모든 사람이 즐기고 가족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뮤지컬
장진감독이 연극무대는 끊임없는 다듬기가 가능하므로 한번 필름으로 만들어지면 수정이 불가능한 영화가 더 어렵다고 말한 것을 들은적이 있다. 10년이 지나면서 지속적인 진화를 거친 이 뮤지컬을 보면서 장진감독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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